남매들은 다 이런가요

남매들은 다 이런가요
남매들은 다 이런가요
쿠키
스토리연금술사맛 쿠키는 고민이 많았다. 오빠라는 게 오븐을 나온 뒤로 도움이 된 적은 커녕 방해만 안되면 다행이었으니! 생각해봐야 나만 손해지. 한숨을 푹 쉬며 새로 배합한 용액의 경과를 관찰하려는데… 플라스크가 하나 보이지 않았다. 또 내 용액을 마신 거야?! 쾅! 문을 열고 뱀파이어맛 쿠키를 찾은 연금술사맛 쿠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자신과 똑같은 행색을 한 뱀파이어맛 쿠키였다. 지금 뭘 입고 있는거야!? 경악하며 소리지르는데 가만보니 뱀파이어맛 쿠키가 쓴 조합식이 방안에 한가득이었다. 거기다 뒤늦게 돌아본 뱀파이어맛 쿠키는 어디 아프냐며 연금술사맛 쿠키의 이마를 짚는 게 아닌가? 한술 더 떠 쉬엄쉬엄 하라는 잔소리를 덧붙이기까지! 어느새 오소소 밀가루가 돋은 연금술사맛 쿠키는 저도 모르게 후다닥 도망쳐버렸다. 모자가 삐뚤어진 것도 모르고 자신의 연구실에 앉아 머리를 팽팽 굴려보는데… 갑자기 다정하게 구는 것도 징그럽긴 했지만 그것보다도 같은 옷을 입고 방 한가득 조합식을 적던 모습이 가장 충격이었다. 같은 하늘 아래 연금술사맛 쿠키가 둘일 수는 없어! 어느새 연금술사맛 쿠키의 머릿속에는 성실한 뱀파이어맛 쿠키고 뭐고 얼른 원상태로 되돌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연금술사맛 쿠키가 이를 해결하는 새로운 용액을 만들어낸 것은 해가 지고도 한참이 지난 뒤였다. 쾅! 또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 뱀파이어맛 쿠키가 뭐라 말 할 새도 없이 곧장 입에 새로운 용액을 들이붓는 연금술사맛 쿠키. 뱀파이어맛 쿠키가 연신 컥컥거리는데도 한방울도 남기지 말라며 병을 아예 거꾸로 세워버렸다. 한참을 컥컥거리던 뱀파이어맛 쿠키가 하얗게 질려 쓰러지자 그제야 연금술사맛 쿠키는 한 건 했다는 듯 가벼운 걸음으로 사라졌다. 새로운 용액 덕분인지 잘 자고 일어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음날 일어난 뱀파이어맛 쿠키는 평소의 게으름뱅이였다고 한다. 이 일로 연금술사맛 쿠키는 잔소리를 조금 줄였다. 물론 여전히 용액을 홀랑 마셔버리는 뱀파이어맛 쿠키 덕에 잔소리를 아예 관두기는 어려웠지만 적어도 쿠키답게 살라는 잔소리는 줄어들었다고. 이 사건이 단순히 너도 똑같이 당해보라는 심보로 시작된 뱀파이어맛 쿠키의 못된 장난이었다는 사실은 뱀파이어맛 쿠키가 가루가 될 때까지 가지고 갈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