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 대장간의 의뢰인들

아보카도 대장간의 의뢰인들
아보카도 대장간의 의뢰인들
쿠키
스토리아보카도 대장간에 대한 소문이 용사맛 쿠키와 마들렌맛 쿠키의 귀에 동시에 들어갔을 때, 이미 파란은 예고된 일이 아니었을까? 무엇이든 다듬고 벼려서 최고의 도구를 만든다는 아보카도맛 쿠키. 성격마저 웬만한 전사 못지않게 호탕한 이 대장장이를 마들렌맛 쿠키는 꼭 만나고 싶었다. 자신의 마법검이 아보카도 오일을 만나 반짝반짝 광택까지 난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사제의 축복을 받은 백설탕 말을 타고 한달음에 달려온 마들렌맛 쿠키는, 역시 애마를 타고 광속질주로 달려와 대장간으로 막 들어서려던 용사맛 쿠키와 딱 마주쳤다. 운명적인 조우였다. 이제 막 전투를 한 차례 끝내고 검을 가다듬기 위해 달려온 용사맛 쿠키. 번쩍거리는 검과 갑옷을 걸친 이 외국의 기사를 보고는 그만 불쌍하게도 풀이 죽고 말았다. 왕국을 떠난 후 공주님을 모시며 오랜 시간을 방랑하느라 여기저기 흠집이 난 갑옷. 평소 같으면 이게 바로 영광의 흔적이라며 허름한 모습도 자랑스럽게 여겼을 텐데, 왜 하필 지금 바람 빠진 풍선처럼 자부심이 쪼그라드는 걸까! 그러나 마들렌맛 쿠키가 태연하게 용사맛 쿠키의 앞으로 새치기를 했을때, 용사맛 쿠키의 상처받은 자존심은 울부짖었다. 나는 참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모시는 분까지 욕되게 할 수는 없다! "이국의 기사여! 내가 섬기는 공주님께서 나를 기다리신다. 새치기는 용납할 수 없다!" "하하! 내 검에 광택을 내는 일이 더 시급하니 거기서 기다려라!" 용사맛 쿠키는 상대 쿠키의 뻔뻔함에 광분했다. 마들렌맛 쿠키는 초라하지만 진지한 이 쿠키가 좀 멋있어보인다는 생각을 한다. 공화국에도 공주가 있었으면 나도 저렇게 외쳤을 텐데! 하지만 그게 뭐 중요하겠는가? 어떤 공주도 마들렌맛 쿠키처럼 아름답게 빛나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호탕한 아보카도맛 쿠키는 껄껄 웃고 박수를 치면서 대결해서 이기는 쪽을 먼저 봐주겠다고 공언한다. 불에다 기름을 부은 격! 번개 같은 속도로 두 쿠키의 검이 부딪히고, 일격에 그만 아보카도 작업대가 뽀각, 반토막이 나버렸다고. 그래서 누가 먼저 검을 수리했냐고? 아보카도맛 쿠키가 작업대를 먼저 수리해야 해서 용사와 성기사는 모두 다음날까지 꼬박 기다렸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