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따스한 휴일의 보고서

어느 따스한 휴일의 보고서
어느 따스한 휴일의 보고서
스킨
스토리보고서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 보고서는 쿠키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케이크 들개의 보고를 벨벳케이크 쿠키가 받아 적는 것임을 밝힌다. 휴일인데도 작전 보고를 올리다니, 자랑스럽다. 알폰스! "내 이름은 알폰스. 날씨 화창함. 바람은 북서쪽에서 불어옴. 동행 들개 헨리, 레이몬드. 작전 지역 왕국 공원 옆 수풀. 나는 자랑스러운 케이크 군단의 일원으로서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작전 지역에 나타난 쿠키들을 낱낱이 살펴봐야 하는 의무가 있다!" "시작은 노랗고 부드러운 쿠키였다. 그 쿠키는 마치 들키면 안 되는 일을 하는 것처럼 옷을 여미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공원을 돌아다니는 쿠키를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짓는 것이, 수상하기 그지없었다…! 우리는 그 수상한 모습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당장 그 쿠키에게 달려들어 필살 부비부비 기술을 걸었지! 시간차로 달려든 우리의 연계 공격 덕분에 그 쿠키는 속수무책으로 우리가 이끄는 대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쿠키는 강했다… 양 팔로 우리 셋을 한 번에 제압한 상태로 망설임 없이 걸어가더군. 쓰다듬기 공격이 엄청났다. 베테랑 케이크 들개인 나였기에 그 따뜻한 품 속에서 잠들지 않을 수 있었지! 공원에 다른 동료가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한 그때. 아니나 다를까 두 쿠키와 접선을 시도했다. 후후후… 하지만 어리석게도 우리 케이크 들개 군단의 귀를 막지는 않았더군! 무슨 대화를 하는지 고스란히 들을 수 있었다!" "노란 쿠키는 분홍색 쿠키와 하얀색 쿠키에게 다가가 음악이 좋다거나 꽃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수상한 쿠키가 은밀하게 다가가 접선을 시도했던 정황으로 보아, 대화 속에 암호가 숨겨져 있는 게 틀림없다! 우리가 방심하길 바랐던 모양인지, 합류한 두 쿠키도 우리를 마구 쓰다듬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도의 훈련을 받은 나 알폰스는 쉽게 잠들지 않았다!" "그렇게 따뜻한 품에서 잠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때…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쿠키들이 곧 일제히 한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쿠키들의 표정이 단 한순간에 바뀌는 걸 놓치지 않았지. 그리고 우리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린 순간… 그래. 커피 향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정신이 번쩍 깨는 향기였어!" "커피 향이 진하게 나는 그 쿠키는 우리의 작전을 눈치챈 것 같았다! 우리를 똑바로 쳐다보고 빠른 걸음으로 쿠키들의 시야를 방해한 후 녀석들의 품 속에서 뛰쳐나왔다…! 정말이지 아슬아슬 했었지! 그 쿠키의 손에서 떠다니던 차가운 찻잔이 아직도 어른거려!!" "비록 짙은 커피향의 쿠키가 나타나 작전을 속행할 수는 없었지만… 쿠키들이 사용하는 암호에 대한 단서를 알아낼 수 있었다. 이상!" … 알폰스, 이 녀석…!! 이건 평범한 산책 보고서잖아! 이런 내용을 어둠마녀 쿠키 님께 보여줄 순 없다. 이건 보고를 올리지 않겠어. 알폰스! 벌로 털 정리 마지막 순번이다. 저 뒤에 가도록!
여담컨셉은 캐주얼. 독특하게도 벨벳케이크맛 쿠키가 자신이 아끼는 케이크 들개들 중 하나인 '알폰스'[6]가 자기에게 들려준 것을 번역해서 쓰는 방식으로 서술되었는데, 이것을 통해 벨벳케이크맛 쿠키가 실제로도 케이크 괴물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