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얀데레물/일상물
※해당 회차에는 얀데레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번 화는 잔잔한 힐링물 느낌..
주인공(로즈 크림맛 쿠키) :: ■
#001. 새로운 시작
삐 비비빅- 삐 비비빅- 삐 비비빅-
"으으.."
그 소리에 나는 서서히 눈이 뜨인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이른 아침에 알람 시계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게 있다면 바로 오늘이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술부 면접 날이라는 것이다!
나는 한 손으론 눈을 비비적거리고 나머지 한 손으론 알람 시계를 더듬어 시끄러운 알람을 껐다.
그 사실이 머릿속을 한번 휙 지나가자 나는 잠이 확 깼다.
"후.. 면접 질문 대비도 확실히 했고... 이대로만 쭉 잘 보고 오자"
"연습한 대로만 하자..."
나는 혼자 한참을 중얼거리다 벌떡 일어나 학교 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ㅡ
내 이름은 로즈 크림맛 쿠키, 남성이다
사실 워낙에 동글동글하게 생겼기도 하고 목소리, 말투, 성격도 여성같은지라 주변에서 많이들 오해한다... 그래서 그런지 동성 친구보단 이성 친구가 훨씬 더 많은 편이지만.. 허구한 날 폰만 보며 온갖 욕을 해대는 반 남자 아이들을 보면
그래, 차라리 이 편이 더 낫게 느껴진다.
ㅡ
네로고에 입학한지 벌써 1년째다. 1년이나 되었지만 아직 찬란하게 벚꽃이 휘날리는 등굣길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뭐 벚꽃은 길어도 10일 정도 유지되다 지는게 보통이니 적응하지 못하는게 당연하다.
"벌써 4월 달이네"
3월 달에 2학년으로 올라와 반에 적응하려고 애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언제 또 한 달이 지나간거람..
1학년 때 보다 바빠져 정신없이 살다보니 이제 동아리 선택 시즌이란 것도 일주일 전까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것도 동아리 관련 공지가 뜨고 나서 알아차린 것이었다.
잡생각을 하다보니 내 발은 교문을 통과하고, 계단을 오르고, 걸어가 우리 반 앞에 도착해 있었다.
끼익-
나는 문을 열고 기웃거리며 반 안으로 들어간다.
역시 내가 일등이었다.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일등으로 도착한다고 특별한 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나는 터벅터벅 걸어가 첫째 줄 세번째 자리에 앉는다.
내 자리는 창가 옆 자리라 아침 공기를 마음 껏 느끼며 그림그리기 좋은 자리이다.
가볍게 그림 그릴 스케치북을 꺼내고 하나 둘 등교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웃으며 인사한다.
"오~ 오늘도 일등이네!"
우리 반 반장이다. 반장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 빨리 오는 편이다.
사실 내가 이렇게 빨리오게 된 것에 반장의 영향이 큰 것 같기도 하다.
나 승부욕이 꽤 강한 편인가..
ㅡ
과거.
드르륵-
"슈가 코튼맛 쿠키! 오늘도 일찍왔네"
나는 손을 흔들며 반 내부로 들어왔다
"응? 로즈 크림맛 쿠키? 오늘도 일찍 왔네. 거의 지각 직전이 되서야 오는 편 아니었어?"
"아, 저번에 너가 일찍 오면 기분도 좋고 힘도 난다고 한 말이 생각나서. 한 번 일찍 와보고 싶었어."
"어라? 그 말을 계속 생각하고 있었을 줄이야. 나는 너가 지각해서 벌점 먹을까봐 조금 돌려서 말한건데. 너 은근 눈치가 없구나."
슈가 코튼맛 쿠키와 로즈 크림맛 쿠키는 서로 농담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로즈 크림맛 쿠키는 슈가 코튼맛 쿠키와 보낸 그 시간이 꽤나 즐거웠는지 그 후로도 매일 일찍 등교하기 시작했다.
ㅡ
다시 현재.
그렇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 즐기며 지내다 보니 어느새 학교가 끝나있었다.
이제 내가 할 남은 마지막일은 미술부 면접을 보러가는 것이다!
면접 장소인 미술실로 가보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게 있었다.
뭐지? 원래 미술부가 이렇게까지 인기가 없었나? 나름 여기 미술부장 선배님이 유명하신 분일텐데?
"다음 순서 들어오세요."
어느덧 면접 순서는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한 번 숨을 크게 들이쉬고 면접을 보는 동아리실로 들어간다.
ㅡ
미술부장, 미술부원들이 눈빛을 주고 받더니, 이내 다시 나를 쳐다본다.
"시작하세요"
미술부장이 짧게 신호를 주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2학년 1반 로즈 크림맛 쿠키라고 합니다"
"저는 ~~~~~ "
나는 연습한대로 차분히 나를 소개한다.
"어쩌다 미술부에 지원하게 되셨나요?"
간단한 질문이다. 이정도면 문제없이 잘 답해낼 수 있겠지!
"평소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진로가 그 쪽이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미술 경험이 어떻게 되시나요?"
내가 대비해서 생각해둔 질문이다!
나는 속으로 뿌듯함을 느끼며 자신있게 답한다.
"~~~~~정도입니다"
그 후로도 몇 번의 문답이 오갔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이 있으신가요?"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열심히 배우고 동아리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적당히 내 열정을 보여주며 미술부 면접은 무사히 끝났다.
ㅡ
"잘 마친거 같은데?"
예쁜 핑크 양갈래 머리를 가진 친구, 체리콕맛 쿠키가 내게 말했다.
"결과는 좀 기대해봐도 되려나 헤헤"
나는 체리콕맛 쿠키를 바라보며 사람 좋게 웃었다.
"야, 너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헤헤.. 고마워! 맞다, 너 밴드부 합격했다며? 축하해!"
"헐 뭐야 내가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았어?? 나중에 놀래켜 줄려 했는데 아쉽네 흐흐.."
"네 게으른 성격에 어떻게 밴드부를 들어갔는지 모르겠네.. 혹시 뇌물이라도? ㅋㅋㅋ"
나는 체리콕맛 쿠키에게 농담했다
"아냐 ㅋㅋㅋ 내가 워낙에 재능이 있잖아~~"
체리콕맛 쿠키는 빵 터지며 맞받아쳤다.
"아무튼, 나 이제 학원간다"
"잘가!"
나는 체리콕맛 쿠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ㅡ
오늘은 미술부 합격자 발표 당일이다.
표에는 미술부 합격자 말고도 농구부, 축구부 등 다른 동아리의 합격자도 있는 듯 했다.
나는 두근거리며 합격자 명단을 살폈다.
그 중엔 내가 아는 이름들도 보였다.
"에그타르트맛 쿠키.. 쥬얼 마린맛 쿠키.."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내 이름을 찾던 그 때!
"로즈 크림맛 쿠키"
다행히도 결과는 합격이였다!
합격과 함께 오늘은 동아리 첫 날이라 동아리실에 찾아가 동아리 계획 세우기/자기 소개를 해야한다.
나는 신난 마음에 빠른걸음으로 동아리실에 도착했다.
사실 내가 합격할 것이라고 자만했긴 하지만 혹시 탈락해 더이상 이 동아리실 문을 보지 못할까봐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걱정을 내려놓고 당당히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나는 설레는 마음 반, 긴장 반으로 문을 열었다.
ㅡ
드르륵-
내부는 미술부장과 부원들이 열심히 청소를 해놓았는지 책상, 바닥이 번쩍이는 것은 물론 미술 도구까지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두 쿠키도 있다.
동아리 멤버는 나 포함 4명..? 인 듯 했다
내가 동아리실을 둘러보며 다른 미술 부원과 간단히 인사하며 내 자리를 찾아가고 있을 때, 뒤에서 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 미술부장님이신가 보다. 뒤돌아서 인사해야지!
후드 모자를 눌러 쓴 네이비색 머리의 쿠키가 동아리실 안으로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미술ㅂ-"
그런데 갑자기 그 쿠키가 들어오자마자 화기애애했던 동아리실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나는 그런 묘한 기류에 뭔가 이상이 있음을 감지하고 하던 말을 멈췄다.
이 상황에 당황하던 중, 옆에서 누군가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 쟤가 걔지? 사차원."
"ㅇㅇ 맞을 걸?"
"와 진짜 소문대로네"
"부장님은 쟤를 뭘 보고 합격시키신거지?"
"그니까"
그 쿠키의 손 끝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고 눈동자가 흔들렸다.
음..? 반응을 보니 미술부장님은 아닌거 같고.. 원래 미술 동아리가 5명이었던가? 4명까지 모집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나저나 분위기 왜이래? 따돌림 당하나? 나라도 챙겨줘야 하나.
아니다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은 버려두자. 이 상황에선 너무 오지랖이야.
네이비색 머리의 쿠키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그 쿠키가 그 말 듣고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지 점점 더 커져갔다.
그 상황을 방관하던 나는 양심에 찔렸는지 심장이 따끔거렸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한다.
아니 대체 저 쿠키가 무슨 짓을 했길래?
궁금해 수군거리는 아이들에게 말을 걸려고 한 그 때.
동아리실 문이 덜컥 열리더니 그 유명한 미술부장이 박수를 두 번 치며 말했다.
"다들 시간 지켜서 잘 왔네! 얼른 자기소개 시작하고 동아리 계획부터 짜자!"
미술부장은 그 수군거림을 들은 것인지 서둘러 계획을 진행시키려는 것 처럼 보였다.
다행히도 네이비색 머리의 쿠키를 향한 비난은 미술부장의 한마디로 사그라들었다.
"네!"
"좋아요!"
부원들은 그 유명한 미술부장의 등장에 웃으며 그녀를 맞이해주었다.
ㅡ
글에 대한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다음화(2화)는 다음 주 화요일에 올라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