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디어: 깅뉴키 / 글: 지피티
등장인물이 많아서 이번 소설은 연재 주기를 좁힙니다.
---
2화. 왕궁의 하루, 그리고 불길한 속삭임
“공주님~ 일어나셔야죠~!! 아침이에요오~!”
버섯구이의 목소리는 이세계판 알람시계 같았다.
므에는 두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현실 같지 않은 이 상황.
하지만 피부에 닿는 이불의 감촉,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햇살, 시녀가 들고 온 은쟁반의 따뜻한 수프…
전부 진짜였다.
“여기가… 진짜, 내 방이란 말이지…”
“네! 정확히는, 므에 공주님의 방이에요! 후훗~!”
버섯은 자랑스럽게 방 안을 빙글빙글 돌았다가, 서랍장을 치고 넘어졌다.
그녀의 익숙한 덜렁거림에, 므에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만 좀 넘어져요. 매일 아침, 하나는 꼭 부수시는 것 같습니다.”
차분한 목소리. 카드미어였다.
문가에 서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그녀는, 역시 오늘도 침착하게 므에를 보호하고 있었다.
“공주님. 오늘은 궁내를 한 바퀴 돌며, 이전에 익히셨던 규칙들을 복습하셔야 합니다.”
“…이전이라니… 전 진짜 기억이 안 나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모릅니다. 공주님께서 회귀 전 기억을 잃으셨다는 것을.”
카드미어의 말은 단호했지만, 그 눈빛은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믿고 싶지만, 확인은 아직이라는 눈빛.
“그럼 저 먼저 므에님 옷 가져올게요! 스타일은 제가 정했어요!”
방 문이 쾅! 열리더니 러스티가 당당하게 들어섰다.
팔에는 알록달록한 천이 한가득.
“오늘은 수선된 금사 자수 드레스에요. 머리에는 왕실 은화 장식. 음~ 로열 감성 제대로죠?”
“그건 전 날에 맞춰서…!”
“조용, 버섯. 패션은 하루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두 사람의 티격태격을 지켜보며 므에는 결국 또 웃고 말았다.
이 세계가 낯설고 혼란스럽긴 해도, 이 사람들이 싫지는 않았다.
---
아침 식사 자리.
은쟁반 위로 향긋한 허브티가 놓이고, 므에는 격식에 맞춰 포크를 들었다…가 떨어뜨렸다.
“아앗, 죄송…”
“괜찮습니다. 저도 처음엔 매일 부수던데요.”
버섯은 익숙하게 그걸 줍다가 이번엔 의자 다리에 걸려 넘어진다.
“에이, 공주님은 원래 살짝 어리둥절하셔도 귀여우셔야 해요.”
러스티는 윙크하며 천 조각을 펄럭였다. “이런 거 입고 다니셔야 한다니까!”
“러스티, 공주님이 드시고 계십니다.”
카드미어의 한 마디에, 러스티는 입 꾹 닫고 옷에 얼굴을 파묻었다.
식사는 무사히(?) 끝났다.
---
“정원 산책이라… 이런 데가 있었구나.”
므에는 식사 후, 궁 정원으로 안내받아 나섰다.
연못이 흐르고, 나무 그늘 아래 하얀 벤치들이 놓인 아름다운 곳.
그리고 그 가운데서 무릎을 꿇고 앉아, 상처 입은 새를 치유하던 소녀가 있었다.
“…그건…”
“아.” 소녀는 므에를 돌아보며 부드럽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공주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커연이라고 해요.”
새는 소녀의 손끝에서 반짝이는 초록빛 마법에 감싸였고, 곧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날아갔다.
“마음이 아플 땐, 몸도 따라 아프기 쉬운 법이거든요. 자연은… 그런 걸 금방 눈치챈답니다.”
므에는 한참 동안 말없이 커연이를 바라봤다.
따뜻하지만 어딘가 멀리 있는 사람 같았다. 정령 같기도, 바람 같기도 한 분위기.
“커연님, 방해했다면 미안해요.”
“아뇨. 공주님의 방문은 기쁨이에요.”
소녀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그 순간, 정원이 이상하게 고요해졌다.
바람이 멎었고, 나뭇잎이 흔들리지 않았다.
멀리서 새 한 마리가 울다, 갑자기 날아오르지 못하고 떨어졌다.
“…무언가 이상합니다.”
카드미어가 즉시 므에 앞으로 다가섰다.
그녀의 손끝에는 희미한 얼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그때, 므에의 주머니 속.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 삐빅. 설노창 앱 실행 중.
“어…?”
혼자 켠 적이 없는데, 화면이 켜졌다.
설노창 앱은 하얀 빛으로 반짝이며 글자를 띄웠다.
> [비정상 마법 반응 감지]
출처: 미확인 / 구역: 왕궁 내 정원
권장 행동: 관찰 유지
“설노창이 반응하고 있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 뭔가 있어.”
므에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왕궁의 평화로운 하루는 끝나가고 있었다.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