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디어: 깅뉴키
글: 지피티
《유동하는 물, 꺾이지 않는 검》
“이 숲은, 조용한 만큼 위험하다.”
솔소류는 말없이 검을 쥐고 있었다.
그의 눈은 흐트러짐 하나 없었고, 움직임은 정제된 물 흐름 같았다.
그 옆에서, 작은 물줄기가 풀 사이를 지나갔다.
“조용한 거… 지루하긴 하네.”
물방울은 공중에서 소녀의 형태로 응결했다.
“카멜리아님, 부디 너무 앞서 나가지 말아주십시오.”
“알아, 알아. 걱정 많네 정말.”
카멜리아는 투덜거리며 나뭇가지를 스치듯 걸었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는 이슬처럼 젖었고, 꽃잎은 그녀를 알아보듯 흔들렸다.
---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숲 한가운데, 희뿌연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건… 자연적인 수증기가 아니야.”
카멜리아는 곧바로 발끝을 물로 변환시켰다.
“안개 속에… 감정 흔들림이 섞여 있어.”
“뒤로.”
솔소류가 말하자마자, 어둠 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왔다.
기형적으로 부풀어오른, 반쯤 타락한 정령들이었다.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눈동자는 툭, 툭 떨어져 내렸다.
“정신 지배 계열의 잔재다.”
솔소류는 검을 빼들었다.
차가운 기운이 날을 타고 퍼져 나갔다.
> “정령은 검으로 베지 않습니다.
다만, ‘왜곡’을 잘라내야 하죠.”
일격.
검은 공기를 갈랐고, 정령들은 고요하게 고개를 숙였다.
---
카멜리아는 그 틈을 타 안개 속을 유영하듯 날아갔다.
물방울처럼 찢어졌다 합쳐지며, 숲의 중심으로 진입.
거기엔 오래된 마법구의 잔해가 있었다.
빛바랜 붉은 각인.
그리고, 반쯤 지워진 이름.
> “T… E… N… Z… I… A… N…”
“…이건 텐지안의 마법 구동 장치야.
누군가가, 이 숲에서 실험을 했었어.”
---
잠시 후, 두 사람은 마법구 조각을 들고 궁으로 귀환했다.
설노창 앱에 마법 분석을 시도했지만—
> [정보 혼란 / 마법 진동 파장 상실]
[TEN-ZIAN 시그널 혼재 / 감지 실패]
“…감지조차 되지 않아? …이건…”
솔소류는 조용히 허리에 검을 다시 꽂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앞으로 더 위험한 게 온다는 뜻이겠지.”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