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얀데레물/일상물
오늘 회차에 얀데레 요소는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약간의 피폐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오늘 회차엔 흰 글씨로 숨겨져있는 문장이 있으니 잘 찾아보시길.. 힌트를 드리자면 뭔가 어색할 정도로 많이 벌어져있는 공백을 꼼꼼히 보시죠..
약 4500자.
아래 음악을 틀고 들으시면 몰입하시기에 더 수월하실 거예요!!
《내 물감이 마를 때까지》
#005.엇갈림
ㅡ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말한다.
"근데 말이야.. 요즘따라 슈가 코튼맛 쿠키가 조금 이상한 것 같지 않아?"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작게 말한다.
"응..? 슈가 코튼맛 쿠키가 이상하다고..? 어디가?"
나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를 쳐다본다.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저렇게 뒷담하는 쿠키였던가? 내가 기억하는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는 소심하고 조용한 쿠키였는데.
로즈 크림맛 쿠키는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를 만난지 얼마 안되었으니 자신이 성격을 착각했다고 생각하며 다시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 그으.. 방금도 네 손목을 강제로 끌고 간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슈가 코튼맛 쿠키.. 평판이 별로 안좋아."
내 일그러진 표정을 살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다.
"너는 못 느꼈어? 슈가 코튼맛 쿠키, 요즘 다른 쿠키들을 막 이간질해서 친구 여럿 깨트렸잖아. "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말을 덧붙인다.
사실.. 그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 이야기는 그저 헛소문이라고 생각하며 그냥 흘려 듣고 내 생각 밖으로 던져 버려두었다. 하지만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이야기가 마치, 발이라도 달린 것 처럼 점점 내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만 같다고 느낀다.
그리고는 이어서 나를 충격받게 할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고 너와 같은 미술 동아리인 건 어떻게 알아서 찾아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클라우드 베리맛 쿠키님에게는.. 네 뒷담도 했는걸. 너무 맹하고 순진해서 별로라나 뭐라나..."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말 끝을 흐리며 그 이야기를 전한다.
"뭐..? 너와 클라우드 소다맛 쿠키에게 내 뒷담을?"
나는 그 말을 듣고 벙쪄서 입만 벙긋거린다.
그럴리가 없다고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현실을 부정한다.
그렇다면 내게 농담하고, 미소짓고, 조언해주던 그 말들이, 그 행동들이 다 연기인거야?
..어떻게 울먹이며 내게 사과하던 그 쿠키의 표정이 어떻게 거짓인거야? 대체 어떻게?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었지만 내 표정은 심각하게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그 때,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먼저 입을 연다.
"...많이 충격 받은 것 같네, 이럴 줄 알았으면 말하지 말 걸."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나를 걱정하며 등을 토닥인다.
"슈가 코튼맛 쿠키는 그런 애가 아니야. 내가 너를 아무리 신뢰한다지만, 증거같은게 없다면.. 인정할 수 없어."
사실 한순간에 휙 지나가버리는 대화에 증거를 어떻게 남길 수가 있겠는가? 나는 현실을 부정하며 끝까지 추악하게 발악한다.
"그래, 많이 충격이겠지.. 들어와서 들은 걸 말해주세요. 클라우드 소다맛 쿠키님."
드르륵-
클라우드 소다맛 쿠키가 보건실 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그 쿠키의 등장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응..? 정말 증인까지 있는거야..? 그렇다면ㆍ ㆍ ㆍ
"하... 로즈 크림맛 쿠키, 네가 아플 때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는데, 미안해. 하지만 네가 꼭 알아야만 하는 사실이야. "
클라우드 소다맛 쿠키가 그동안 슈가 코튼맛 쿠키에게 들은 말들을 쭉 나열한다.
ㅡ
"거짓말. 거짓말이죠? 거짓말이라고 해주세요. 제발. 너도 말 좀 해봐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
주저앉은 나는 간절히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와 클라우드 소다맛 쿠키를 고개들어 올려다본다.
아직도 현실을 부정하던 나는 되려 그들에게서 뒷걸음질 친다. 몇 걸음이나 뒤로 걸어갔을까.
쿵-
나는 쿵 소리를 내며 벽의 끝에 다다른다.
그리고 내 현실 부정의 끝에도 다다른다.
내 희망의 끝에도 다다른다.
클라우드 소다맛 쿠키는 내 반응 살피다 버티지 못하겠는지 보건실을 나갔고,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나를 가엾다는 듯 다정하게 바라본다.
그 눈빛은 당연하게도 다정히 쳐다보며 날 위로하려는 의미였겠지만, 나는 더욱 몰아붙이는 눈빛이라고 생각하며 출처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의 네이비색 머리가 노을에 비춰진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첫 만남 때와 같이, 그 머리는 한 번 발을 헛디뎌 빠져버리면 아무리 허우적거리며 헤엄쳐도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은하수처럼 느껴져야 했다. 하지만 나는 처음으로 그 머리카락에 내게 모든것을 선물할 황홀한 은하수가 아닌, 내 모든 걸 앗아갈 블랙홀 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네가 어떻게.. 슈가 코튼맛 쿠키..?
서서히 내가 버려둔, 거짓이라고 생각한 그 거짓 투성이 같던 헛소문의 내 생각이, 거짓이여만 했던 것이, 빠른 속도로 한 덩이씩 벗겨진다. 그렇게 그 속내는 내가 받아 들여야만 할 진실만이 남겨져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슈가 코튼맛 쿠키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괜찮아, 로즈 크림맛 쿠키..?"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내게 다가온다.
나는 끊어지지 않는 밧줄로 발이 묶인 것 처럼 움직여지지 않는다.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내 바로 앞으로 다가오더니 멈춘다. 그렇게 나는 다가온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 그리고 또, 슈가 코튼맛 쿠키에 대한 사실을 받아들인다.
"어.. 이제야 알게됐네. 고마워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
"나 생각 정리는 충분히 된 것 같아, 이제 짐 챙겨서 이만 가자."
나는 씁쓸하게 웃고는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와 짐을 하나 둘 챙겨 보건실 문 앞으로 나온다. 그리고 평소처럼 함께 하교한다.
뒤에서 슈가 코튼맛 쿠키가 날 부르며 뭐라 소리치는게 들리지만 이제는 저 쿠키에게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이미 저 쿠키에 대한 생각은 단 세 글자로 정의 할 수 있다. 배신자.
ㅡ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와 헤어지는 갈림길을 마주한다.
"로즈 크림맛 쿠키. 오늘 고생 많았어."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나를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아니야. 너도 만만찮게 고생했는 걸."
나는 이제 진정한 것 처럼 보이도록 억지로 미소짓는다.
그 모습에 기시감을 느낀듯한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내가 항상 네 곁에서 지켜볼테니, 걱정말고."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가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는다.
그런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를 보며 마음이 뭉클해진다.
ㅡ
그렇게 서로 인사하며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의 말을 되새김질한다.
"내가 항상 네 곁에서 지켜볼테니, 걱정말고."
[내가 항상 네 곁에서 지켜볼테니, 걱정말고.]
....어 잠시만, 다시 생각해보니 방금 말..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은데.
아, 그 꿈.
나는 순간 걸음을 멈추며 표정을 굳힌다.
...미드나잇 베리맛 쿠키는 날 위로하려고 한 말 일텐데, 어쩐지 소름이 끼친다.
그렇게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도 그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ㅡ
다음 날.
나는 어제보단 나아진 상태로 등교한다. 다크서클도 없고,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악몽도 없었다. 어쩐지 평소보다도 기쁘게 느껴지는 마음을 뒤로하고 교실의 문을 연다.
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게 있었단 것을 깨닫게 된다.
슈가 코튼맛 쿠키.
슈가 코튼맛 쿠키가 문제집에서 시선을 돌려 날 쳐다보더니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로 다가온다. 그리고 어제처럼 내 손목을 잡는다.
"괜찮아 로즈 크림맛 쿠키?"
슈가 코튼맛 쿠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평범한 친구라면 그 쿠키의 표정을 다정한 걱정으로 느끼며 다시금 행복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겠지만, 나는 그 쿠키의 표정을 보며 추악한 위선이라고, 역겹다고 느낀다. 그 쿠키가 잡은 내 손의 일부에서 마치 어떤 형용할 수 없는 검은 덩어리가 꿈틀거리는 것 처럼 따끔하게 욱신거린다.
"뭐해?"
싸늘하게 슈가 코튼맛 쿠키를 쳐다본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상처받을만한 말을 내뱉으며 그 손을 뿌리친다.
그 뿌리침에 슈가 코튼맛 쿠키가 놀란 듯 쳐다본다. 그 쿠키의 눈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나도 그렇게까지 선 그을 의도가 없었는데 그 쿠키는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심지어 어제까진 괜찮다며 위로까지 받았건만.
"로즈 크림맛 쿠키..?"
슈가 코튼맛 쿠키가 허망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슈가 코튼맛 쿠키. 나..나는..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 너가 그렇게 막 손목을 잡으니까..."
나 역시 당황해서 어버버거린다. 하고싶은 말이 뒤섞여져, 더 심한 말이 나와버린다. 한 마디라도 더 내뱉을 때 마다 슈가 코튼맛 쿠키를 더 오해하게 만들 뿐이다.
"어째선지.. 어째선지... 두려워서."
나는 내가 뱉어버린 그 말을 듣고 스스로 놀라 제 입을 틀어막는다.
"아니야.. 그런게 아닌데..."
슈가 코튼 쿠키의 표정이 무너지는게 한 눈에 보인다.
나는 죄책감을 느낀다.
그 때, 슈가 코튼맛 쿠키가 입을 벙긋거린다. 하지만 입에서 아무 말도 튀어나오지 않는다.
"..."
한참이 지나서야 그 쿠키가 먼저 입을 연다.
"생각 정리하고 방과후에 잠시 남아있어줘. 얼굴보고 같이 풀어보자."
그리고는 내 옆을 지나가 교실 문을 열고 그대로 반 밖으로 뛰쳐나간다.
점점 마음이 비틀어짐을 느낀다. 스스로 갈등하며 질문한다.
아무리 뒷담했다는 사실을 들었대도 그렇게까지 반응해야했어? 과민반응 아냐?
하지만 이건 그 쿠키가 자초한 거 잖아. 내가 눈치보며 또 속아줘야 해?
그렇지만ㆍ ㆍ ㆍ
ㅡ
그렇게 결론에 다다른다.
내가 왜 계속 속아줘야 해?
ㅡ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애들 갈등 시작 ㅎㅎㅎ
비하인드를 풀자면 어제는 공식 랜덤설정 챌린지 글 쓰느라 바빠서 오늘 2시간 동안 각잡고 빡세게 썼네요.. 혹시나 완성 못할까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9시 30분 세이프.. 휴...
그와중에 오늘 BGM은 유튜브 링크 버그로
나토리/서투른 연극 - 고스트/마리 온 어 크로스 - 요네즈 켄시/루저 - 요네즈 켄시/춘뢰 - 요네즈 켄시/사신 >확정
순서로 변경되었어요.. 열심히 링크 노가다를 뛰었습니다.. 저 곡들도 좋으니 다들 한 번 쯤은 들어보시길..